닥나무_잎
작성일 06-09-0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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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떡잎식물 쐐기풀목 뽕나무과의 낙엽활엽 관목.
닥나무<학명 : Broussonetia kazin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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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등산 지역을 벗어나...한적한 마을에 들어었을 때 낯익은 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언젠가 작은 개체를 <무슨꽃이어요>에서 동정을 구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니....듬성듬성 푸른 숲에 둘러싸인 10가구의 낡은 주택들.....
마침 조금 떨어진 텃밭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 언뜻 보이기에 소리쳐 불렀습니다.
고개를 들고 이쪽을 확인하더니 천천히 일어나 힘겹게 걸어나오는 모습에 '아차' 싶었습니다...
허리가 구부러진 노파....괜히 힘들게 했다 싶었지만 이미 뒤늦은 후회였습니다....
먼저 양해를 구하고....이 나무에 대해 물었습니다....
"글메, 먼나문지는 모른디 동네에선 딱나무라고들 했제....."
"이곳에서 오래 사셨습니까...."
"하먼, 시집와서부터 이적까지제....."
"껍질로 종이를 만들지 않았던가요......"
"몰라, 말은 그렇게들 허등만...언제 맹그는 것을 밨어야제......"
"꽃은 어떻게 생겼던가요?"
"내 정신 좀 봐, 이적까지 먼 꽃인지도 못 보고 살았네그랴....요즘은 통 정신이 없당게....""
둘은 한참을 웃었습니다....일하다 손을 놓고 나온 노인답지 않게 한 동안 느긋하게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지만...나무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알 길이 없었습니다....
노인과 작별하고 굽어도는 마을 길을 빠져나오는 발길에 상념이 묻어납니다... 어림잡아 5-60년은 족히 살았음직한 자신의 집, 그 앞에 서 있는 나무에 무슨 꽃이 피는지도 모르고 살 수도 있다는 게...저 역시 수 십년을 등산이랍시고 무등산 올라다니면서도..... 계곡 구석구석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물봉선이란 꽃을 보고, 의식하기 시작 한 것이 작년 이맘 때부터였으니까.....^^. 사람 사는 게 참 우습구나 하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퍼뜩 머리를 때리듯 스쳐가는 생각.....맞아, 노파 말이... 이런 바보같이...
발길을 돌려 딱나무를 향해 숨가쁘게 뛰어갔습니다...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틀림없이 노파는 무수히 보았을 것이다. 작고 검붉은 실태래 같은....그러나 그게 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꽃이 필려고 그러는지, 이미 져버린 모습인지를....그래서 갑작스런 질문을 받자.....이제껏 꽃을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스쳤을 것이다...
노파는 그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인 모습과, 잎 모습을 요모조모로 찍고, 마지막으로 나뭇가지를 들추었을 때 비로소 닥나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나같은 사람이 있었는지... 나무를 확인하기 위해 긁어내거나 부러뜨린 자리에 껍질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모니터 앞에 앉아 확인하기 위해 <우리숲>을 클릭했을 때....첫 눈에 들어온 문구는......
<... 나무 이름이 재미있다. 흔히 딱나무라고도 하는데.............. 나무를 분지르면 '딱'하고 소리가 나면서 분질러진다고 이런 이름이 생겼다. 그러나 이 나무의 껍질은 질기고 긴 인피섬유가 많이 포함되어 우리 나라 전통 한지의 재료로 유명하다. 한자로는 닥나무를 저목(楮木)이라고 하며 이 때의 '저'는 바로 한지를 의미하기도 한다......> 2006.09.03
댓글목록 2
벌레들이 집을짓고 사는것 같아요.
잎을 기억해야 하겟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