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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와송

작성일 13-10-28 10:30 | 1,108 | 11 |추천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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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I, F6.3, ISO-200, 1/125s, 0.00EV, 300mm, Flash not fired, 900 x 600, 2013:10:19 1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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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EOS 5D Mark III, F5.6, ISO-200, 1/125s, 0.00EV, 109mm, Flash not fired, 600 x 900, 2013:10:19 11:07:34

Canon EOS 5D Mark III, F6.3, ISO-200, 1/100s, 0.00EV, 300mm, Flash not fired, 900 x 600, 2013:10:19 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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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쓰고...신문났다고 일로절로 치이고(?)해서 사진 올릴 시간이 없었습니다..
가을이 속절없이 깊어만 갑니다
아침부터 누군가의 무릎에 기대어 쪽잠이라도 자고 싶은 월요일의 나른함 입니다
이것이 살아 있다는 건가요????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꼽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 너머 잎 내리는 잡목 숲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주었지

그런 거야, 서로를 오래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리고 내가 많이 아프던 날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
몇 날 밤을 잠 못자고 단련시켰던 뜨거운 말 :
저도 형과 같이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

그대의 그 말은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마이신을 한알한알
들어내고 적갈색의 빈 병을 환하게 했었지
아, 그곳은 비어 있는 만큼 그대 마음이었지
너무나 벅차 그 말을 사용할 수조차 없게 하는 그 사랑은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임을
한밤, 약병을 쥐고 울어버린 나는 알았지
그래서, 그래서, 내가 살아나야 할 이유가 된 그대는 차츰
내가 살아갈 미래와 교대되었고

이제는 세월이라고 불러도 될 기간을 우리는 함께 통과했다
살았다는 말이 온갖 경력의 주름을 늘리는 일이듯
세월은 넥타이를 여며주는 그대 손 끝에 역력하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아침 머리맡에 떨어진 그대 머리카락을
침묻힌 손으로 짚어내는 일이 아니라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이리라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없는 소리로, 임자, 우리 괜찮았지?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나 가서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황 지 우님의 시"늙어가는 아내에게"


댓글목록 11

정모 가든길에 담았다던 그 유명한 와송이로군요!

주말에 야생의 바위솔을 찾으러 바닷가의 바위 벼랑을 몇시간 헤메면서 찾아봤는데, ...2곳에서 각각 1개체씩만 볼 수가 있었습니다.
몇년전만해도 무수히 많았다는 곳인데, ... 이제는 암에 좋다는 소문으로 그곳에서는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겠네요.
이것도 생존경쟁의 한 부분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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