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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작성일 07-01-24 10:01 | 1,200 | 19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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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x 640

850 x 640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올해는 겨울이 왔는지 갔는지도 모르게
봄이 온것 같습니다.
몇일째 황사현상인지 햇살이 기를 못 펴는군요.
겨울의 힘이 약하니
때가 아닌데도 봄기운이 슬금 슬금 겨울자리를 차지하고 있지요.

노루귀가 귀를 쫑긋거리며  뽀송뽀송 흰 털이 봄내음 맞고
땅밖으로 나왔을것 같아 마음먹고 산으로 향했답니다.
떡갈잎이 천지를 덮고 있어도
제 눈에는 보입니다.
여기 저기 아직도 잠이 덜깬 얼굴로
눈 비비고 저를 쳐다보고 있는 귀여운 아이들이요.^^

사건이 생겼습니다.
해마다 저 때문에 한적한 산에서 놀라 가슴 쓸어 내리는
많은 사람들한테 미안했는데
어제도 어김없이 저 때문에 사람하나 잡을뻔 했습니다.

약간 경사진 곳 양지쪽에서
올해 첨본 노루귀를 만나
얘네 눈높이에 맞추어서
땅에 딱 붙어서 사진을 정말 열심히 찍었답니다.
오후였고 서쪽산이고
햇살도 있는지 없는지 흐린날씨여서
핀트가 맞질 않아서 끙끙대며
어디 해보자고 열심히 찍고 있는데
낮선 남자의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여보쇼~오!! " . "여보쇼~오!!".
고개를 들어 보는 순간
어떤 할아버지가 길다란 톱을 들고 바로 옆에 서 계셨습니다.
순간 놀라 소리를 지르니
할아버지도 놀라서 기절하는 얼굴빛이 역력합니다.

"예에"??
"아 누워서 뭘해요!!."
전 잘못한 아이처럼 놀라서
들고 있던 카메라를 보이며
"사진찍어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그렇게 말을 해도
화난 얼굴이 가시질 않습니다.

무안해서 가만히 쳐다보니
여기는 할아버지 산이고
어제도 여기서
썩은 나무를 잘랐다고 합니다.
아마 오늘도 일을 하러 오신듯한데...

저 아래에서 올때부터 절 봤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땅에 사람이 하나 누워있더랍니다.
일부러 장화발로 땅을 소리나게 걸어 왔다고 합니다.
살아있음 일어나라고
그런데 가까이 올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았고
경사진 곳이라 넘어지지 않게
제 다리 하나를 좀 높게 해서 누워 있던터라
살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그 자세로 있을리가 없었다고 하는 통에
저는 더 문안했습니다.--;;

할아버지는 나름데로 가까이  오면 올수록
더 죽은 사람맞구나 생각했답니다.
어제만 해도 없었던 시체가
자기 산에 있으니
신고 하면 여러가지로 번거로울것 같아
오는 동안 속이 많이 상하셨던가  봅니다.

이야기를 다 하고 제가 있는 곳에서 벗어나면서도
할아버지는 편치 않는 얼굴이셨습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댓글목록 19

할아버지가 더 놀라셨겠네요...
송장치우는 줄 알구요... ㅎ.ㅎ
산에 다니다 보면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많죠...
이런거 모아서 책 하나 내도 잘 팔릴낀데... ㅋㅋㅋ
사진만 멋진줄 알았더니 글솜씨도 또한 일품이시군요.  대체 호수님은 언제 실물을 보여주실려는지요.^^
개인적으로 참 궁금한분입니다.
할아버지 커게 놀라신가 봐요,
사고라도 난가봐서
그러게 조금 쉬었다 찍었서면 할아버지를 고생시키질 않았을것을...

건디 작은호수님 어찌하여 노루기가 어떻게 부상을 당한긴가요
노루기 불상해서리...
그  할아버지 집에 가셔서 청심환이라도 하나 드셨는지 모르겠네요.
넘 몰두하다 보니 이런 사고(?)를 치고 말았군요.
덕분에 노루귀 즐감합니다. ^^
하하...노루귀와의 데이트에 푹 빠져 즐기다가
그만 들키고 말았군요.
여보쇼~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대로 노루귀 꽃과 함께 돌로 변했다는 전설이 생겨날 뻔했어요 ^^
목 달아난 노루귀 2개는 올라오자 마자 들짐승의 먹이가 된듯 합니다.
그대로 두었다면 제가 갔을땐 제법 꽃송이가 컸을텐데....
들짐승도 먹어야 살겠죠
작은호수님의 이야기는 전설인것 같네요
이번엔 노루귀의 전설....
다음엔 어떤 전설이 있을지 다음편이 기대됩니다

노루귀의 모습이 애기의 표정인듯 앙증맞고 귀엽네요
마음급한 사람들 너무일찍 꽃만나러 갔다가 뭉쳐있는 봉오리만 만나는군요,,저도 그렇고 ,,
글 정말 잘 쓰시네요,,
동물도 사랑 할 때 가장 위험합니다.
물고기도 산란철에 가장 많이 잡힙니다.(낚시,그물)

작은 호수님 사랑 할땐 조심하세요^^
산에서 겪은 일이 눈에 보이듯 선합니다.
ㅋㅋㅋ
그 할아버지...야생화에 코 박고 사는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껴..
ㅎㅎㅎㅎㅎㅎㅎ아이고 우스워라.
그 할아버지도 고마운 분이시네요. 그래도 확인하려고 다가 왔으니 ㅎㅎㅎㅎㅎ
노루귀 어린싹이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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