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철 기자(아뒤 ;우면산)의 꽃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우리 야사모 회원이신 조선일보 김민철 기자의 꽃이야기가 오늘자 조선일보(6/10,조간)에 실렸습니다.
야생화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여름꽃 대표 주자, 나리꽃이 피네 |
-
- 가장 빠른 털중나리 피기 시작… 8월까지 차례로 피어 個性 뽐내
검은 구슬 달린 참나리, 가장 친숙… 피는 방향 따라 하늘나리·땅나리
百合과 나리, 원래는 같은 말… 한여름 장식할 나리꽃 饗宴 기대
- 가장 빠른 털중나리 피기 시작… 8월까지 차례로 피어 個性 뽐내
- 김민철 사회정책부 차장
그러나 등산로를 따라 1시간 가까이 찾아도 보이지 않았다. 성곽 바깥쪽 나무들을 베어낸 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다시 나무들이 자라면서 털중나리가 햇볕 경쟁에서 밀린 것일까. 그러나 어디엔가 꼭 피었을 것 같았다. 서문(西門)을 좀 지나 드디어 노란빛이 도는 붉은색 털중나리를 만났다. 꽃잎 6장이 뒤로 확 말리고 꽃잎 안쪽에 듬성듬성 자주색 반점이 있는 것이 영락없는 털중나리였다. 아래 한두 개는 피고 위쪽은 아직 몽우리로 남아있는, 가장 예쁠 때였다.
강렬한 색감과 자신감 넘치는 자태가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았다. 특히 아래쪽에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보니 정말 좋았다. 한 중년 여성은 사진을 찍으며 "아이고, 너무 예뻐, 너무 예뻐"를 반복했고, 평소 과묵한 동행 분도 "땀 흘려 올라온 보람이 있네"라며 웃었다.
털중나리가 보이면 봄이 끝나고 여름이 왔다는 의미다. 나리는 이글거리는 태양과 맞서듯 여름에 피는 꽃이다. 빛이 잘 들지 않는 계곡에서는 피지 않고 능선 중에서도 빛이 잘 드는 곳에 많다. 그중 털중나리가 가장 먼저 피면서 무리 중 선봉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여름꽃의 시작인 털중나리를 처음 본 기쁨을 쓴 글이 상당히 많다.
-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그냥 '나리'라는 식물은 없기 때문에 나리는 나리 종류를 총칭하는 이름이다. 참나무가 어느 한 나무를 지칭하지 않고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등 참나무 종류를 모두 아울러 일컫는 이름인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나리는 참나리다. 나리 중에서도 가장 크고 화려하다고 해서 '참'이라는 접두사가 붙었다. 여름이 무르익는 7~8월이면 많은 꽃송이가 달리고, 꽃에 검은빛이 도는 자주색 반점이 많아 호랑 무늬를 이룬다. 이 때문에 참나리의 영문명은 'tiger lily'다.
참나리는 잎 밑부분마다 까만 구슬(주아·珠芽)이 주렁주렁 달려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까맣고 둥근 이 주아는 땅에 떨어지면 뿌리가 내리고 잎이 돋는 씨 역할을 한다. 무성생식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왕성하게 자손을 퍼뜨려 도심 화단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근한 꽃이다.
다른 나리도 접두사가 붙어있는데, 이 규칙을 알면 만났을 때 이름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꽃이 피는 방향에 따라 하늘나리는 하늘을 향해, 땅나리는 땅을 향해 핀다. 여기에다 '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줄기 아래쪽에 잎이 여러 장 수레바퀴 모양으로 돌려나는 것(돌려나기·윤생)을 뜻한다. 그러니까 하늘말나리는 꽃이 하늘을 향해 피고 잎이 돌려나는 나리를 가리키는 것이다. 작가 이금이의 동화 '너도 하늘말나리야'에서는 하늘말나리가 핀 것을 '무언가 간절히 소원을 비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섬말나리는 울릉도 특산이라 '섬'자가 붙었는데, 돌려나기 잎이 1~3층이다. 잎이 솔잎처럼 가는 솔나리도 있다. 대체로 나리꽃은 노란색에서 붉은색 사이인데, 솔나리꽃은 분홍색이다. 중나리는 주아가 없는 것 말고는 참나리와 거의 똑같아 '주아 없는 참나리'라고 할 수 있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합도 나리 비슷하게 생겼다. 백합과 나리는 무엇이 다를까. 원래는 같은 말이다. 차이가 있다면 백합(百合)은 한자어이고, 나리는 우리말이라는 점밖에 없다. 흔히 백합이라는 이름 때문에 '백합은 하얀꽃'이라고 생각하는데, 백합의 '백'은 '흰 백(白)'이 아니고 '일백 백(百)'이다. 백합은 구근(알뿌리)식물인데, 구근의 비늘줄기가 백여 개 모여 있다는 의미로 백합이라는 이름을 쓴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면서 향기가 진한 개량종 원예종만을 따로 백합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즘에는 울긋불긋하고 모양도 다양한 외래종 백합이 셀 수 없이 들어와 있다. 이런 백합 중에는 우리 자생 나리를 가져가 개량한 꽃도 적지 않다고 한다.
자생(自生) 나리는 꽃이 피는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초여름인 6월부터 초가을까지 순차적으로 아름다운 나리꽃을 볼 수 있다. 대체로 털중나리를 시작으로 하늘나리가 피고, 그다음 말나리·하늘말나리·중나리, 이어서 땅나리·참나리가 피고, 솔나리가 가장 늦은 8월까지 핀다. 이처럼 나리마다 피는 시기와 개성이 달라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리도 다른 경우가 많다. 털중나리 뒤를 이어 한여름을 화려하게 장식할 나리들의 꽃잔치가 기다려진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댓글목록
우면산님의 댓글

부족한 점이 많은 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뒤'가 무슨 말인지 한참 들여다보았습니다. ^.^
킹스밸리님의 댓글의 댓글

우구리님 글은 고성능 번역기가 필요합니다!^^
영감님의 댓글

이제 나리꽃들 보러 가야겠네유~~~
좋은글 감사 합니다^^
킹스밸리님의 댓글

좋은 글 감사히 봅니다!!!
파란 하늘에 싱싱한 털중나리 정말 볼 만 했죠?
우면산님의 댓글의 댓글

덕분에 남한산성 잘 다녀왔습니다. ^.^ 너무 고맙습니다. 그림에 나오는 첫번째 그림은 남한산성 털중나리를 모델로 한 것입니다 ^.^
강성실님의 댓글
강성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자세한 나리 정보 감사 감사합니다!!
산맨님의 댓글

울동네 털중나리도 피기시작...벌써 여름...
킹스밸리님의 댓글의 댓글

산맨님, 그 동네 거기 뭐 다른 것은 없나요???
이슬초님의 댓글

자세히도 설명해 주셨네요.
나리에 대해 좀 더 공부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수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몽블랑님의 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나리꽃 출사를 다녀와야겠습니다
흰구름님의 댓글

갓 피어난 털중나리를 보며
정말 여름이 왔구나....라는 생각을 저도 했네요
이제 나리의 세상이 오는군요
맘이 바빠집니다.
꼬레아님의 댓글

읽다보니 절로 나리 공부가 되는 텔링스토리 ~~ 넘 좋아요. ~~
산방님의 댓글

땅나리가 슬슬 보러 갈 때가 되었군요.
바닷가 현무암 동네 꽃잔치!
대박님의 댓글

백합의 한문이 일백(百)..
여지껏 흰색으로만 느낀걸..
새삼 한가지를 배우고 갑니다..
도톨님의 댓글

아이고 너무 예뻐를 나도 모르게 읊조릴 수 밖에 없도록
올들어 처음 만난 털중나리는 예뻤었지요
성벽밑길에서 우연히 만난 두분도 엄청 반가웠지요
덕분에 즐감합니다~
우면산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반나서 반가웠습니다. ^^
남한산성에서 털중나리를 보고 "아이고, 너무 예뻐, 너무 예뻐"를 반복하신 분이 도톨님이십니다. ^^
물안개아재님의 댓글

공부도하고 좋은시간 감사히 봅니다.,
우면산님의 댓글

꼬레아님 등 부족한 글인데도 격려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장승요님의 댓글

멋진 글 입니다
글을 읽고 새로운 세계가 보이는 군요
많은 분들과 함깨 할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