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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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松 竹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2건 조회 1,274회 작성일 02-09-07 02:51본문
여름가고 가을이 돌아오면 또한 경계 없을 손가~
한로상풍 요란해도 제 절개를 굽히지 않는 황국단풍은 어떠한가~
(사철가 가을편)
매란국죽 사군자중의 황국(黃菊)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서는
봄부터 소쩍새가 울어야 했다는 시적인 감상이 와 닿는 가을입니다.
어느 서정시인의 표현대로
“고락에 겨운 내 입술로 모든 얘기를 할 수도 있지만...”의
구절이 와 닿아 쌓이는 낙엽소리와 함께 가을을 여미고 침묵을 배우는 가을입니다.
떠남과 이별의 고통으로 얼룩진 지난날들의 진실을 모르고,
기대감 속에 살아온 자신을 반추하며 먼지 앉은 책상을 털고 책과 마주 앉는
독서의 계절 가을입니다.
패배감에 지친 열등감과 분노의 대리만족을 위해 철없이 몰두했던 승부심을 정리하며
웃으며 즐거워했던 시간과 가슴 아파 괴로워했던 시간들을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이!” 라는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내 자신을 들여다보는 가을입니다.
질병에 신음하는 사랑을 위해 한 겨울 담벼락에 마지막 잎 새를 그려놓고 얼어 죽은
화가의 마음이 찡한 가을입니다.
기승을 부리던 태양조차 슬며시 돌아 앉아
대낮 평상위의 선선한 낮잠이 시름을 더는 날이 되는 오늘입니다.
이 가을 하늘에서 사라져간, 그 옛날의 하늘빛을 되찾고자하는 염원을 담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소망하는 백의민족이 사랑스런 가을입니다.
명예와 수치, 부귀와 빈천, 건강과 질병, 사랑과 미움 등의 생사 수레바퀴가 돌고 돈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철리(哲理)를 어김없이 드러내는 가을.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가을.
결실의 계절이라 하여 마음까지 풍성하게 하는 가을.
사상최악의 수해로 인하여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시름에 잠겨있을 수재민들을
생각할 때 올해의 가을은 유난히 쌀쌀할 것 같습니다.
松 竹
댓글목록
차동주님의 댓글
차동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추석은 수재민과 함께 하여야 되겠습니다.
가림님의 댓글
가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가을...많은 수식어와 미사여구를 사용해 미화시켜도 모자랄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이 가을만큼은 가슴앓이니 열병이니 하는 복에 겨운 소리는 하지 말아야 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