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평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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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듯 걸음을 빼다가 한꺼번에 마구 달려드는 봄의 표정을 맞습니다.
식생들도 미뤄두었던 기지개와 함께 서두르는 눈빛이 금새 천지에 가득합니다. 나뭇가지 위에 연초록 잎으로 날개를 다급하게 넓혀가고 있는 중입니다.
초록이 드문 계절, 동료들이 모두 잠든 공동의 계절, 동절기 마침과 함께여는 봄날이기에 순서상의 앞뒤가 있을 리 없으리, 한꺼번에 맞이하는 몸짓이기에 봄날의 꽃들은 한데 모여서 피우기를 즐겨합니다.
어젠 볼일이 있어 춘천엘 다녀왔습니다.
도로건 자연이건 눈에 뜨이는 만가지 속에 봄빛은 만연해있었습니다.
반듯한 새 길을 비켜나 간만에 좋아하는 길, 구불구불한 경춘도로 옛길을 따라왔더니 절벽 사면에 만개한 진달래가 참말로 흐드러집니다. 심장이 덜컥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개나리는 덤이었습니다. 그 대목에선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몇 차례인가 봄을 찬미하는 음악을 들은 것도 같고 차갑다한들 공기에 배어있는 봄날의 깊은 서정을 아주 진하게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아침이면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에프엠 라디오 선율도 그의 뒤를 따르지 않곤 배기지 못할 듯 흥을 돋웁니다.
어른이고 꼬맹이이고 제 할 일과 갈 길을 찾아 서두르는 발길들이 주변에 가득합니다. 무엇을 위한 걸음이고 어떤 소망을 담은 몸짓인지 모르지 않습니다. 서재 안은 늘 그렇듯 정적을 기본으로 유지하고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해는 뜨고 밝아오는 대지에 디뎌지는 무수한 발걸음들을 깊이 생각합니다. 이제 마악 들려오는 안단테칸타빌레, 저와 같은 잔잔함이면 좋을텐데---, 부디 그러하길 바래봅니다. 묵묵함을 넘어 비감하기조차 한 저들의 표정이 보다 여유로워지는 날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이루고픈 각기의 소망이 순리 안에서 가득히 채워지길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오늘하루를 이렇듯 타인들의 표정과 발걸음과 나의 묵상에서 시작합니다.
댓글목록
파드마님의 댓글

묵상으로 하루를 여는 학마을님 가슴이 따스한 분일거 같아요~
들국화님의 댓글

그곳에 저도 가고 싶습니다.
빈들님의 댓글

오십시요. 가평 옛길따라 남한강, 북한강,소양호,공지천을 끼고
맛난 막국수는 제가 쏘지요.
거르마님의 댓글

ㅎ~ 동하기는 저도 마찬가집니더^-^
탁재훈님의 댓글

경치가 눈에 선합니다.
흐~ 생각만해도 흐뭇한광경입니다.
닥마들님의 댓글

경춘가도 좋지요. 드라마 촬영 장소로 많이 이용했던 곳입니다. 학마응사람들 단편이 생각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