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행사후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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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횟집에서 저녁 식사후 호텔로 돌아와 봉투에 씨앗을 담고 있습니다.
오백여개의 봉투에 씨앗을 담는 작업은 마치 즐거운 축제 같았습니다.
다들 한잔씩 걸치신 후라 기분도 좋았고 여럿이서 나누어 하다보니 지루함도 없고
작업시간도 예상 외로 빨리 끝났습니다.
작업이 다 끝난후 일없는 여인네는 혼자 숙소로 돌아갔고 동산 김정곤님과 김기자,취재부장님은 근처 노래방서 화려한 여흥의 시간을 보냈다 하셨으나 제가 안봤으니 할말이 없슴다. 담엔 저를 꼭 깨워서(?) 델꾸 가셔야 할것입니다. ^.^
저는 그날밤 방마다 다 있다는 난방 스위치를 못찾아 밤새 달달 떨고 잤다는거 아닙니까~
아침에 일어나니 삭신이 쑤시더이다.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허접스럽지만 저 소나무 숲을 꼭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존 바에즈의 <솔밭사이로 강물은 흐르고>란 노래가 절로 나오더군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저 사진위로 살짝 보일 듯 말 듯 감질 나는 눈 덮힌 웅장한 세존봉의 남쪽면(북측 안내원의 표현에 의하면 일명:옥수수밭)을 쥐 잡듯 뒤지기 시작 하였습니다.
아직 이른철이라 그런지 제비꽃 몇 개체와 작년에 피었을 듯 한 참조팝의 마른 씨앗들 그리고 생강나무 몇몇의 관목들을 보았습니다. (그 외에도 몇 개체가 더 있었는데 솔직히 기억이 안납니다. )

식생 조사후 근처 신계사에 들러 대웅전을 둘러보고 신계사 근처에도 야생화 씨앗을 뿌리기로 이야기를 나눈 후 점심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렀습니다.
몇몇은 냉면을 몇몇은 비빔밥을 또 몇몇은 콩비지를 주문 하였습니다.
김정곤님은 첨엔 비빔밥을 주문하였다가 막판에 냉면으로 갈아 탔습니다.
말씀은 안하셨지만 저 수학적이고도 철학적 기호에 의하면 아마 내심 억수로 후회 하셨을겁니다. ^&^
점심 식사후 드디어 역사적인 씨앗 뿌리기 및 씨앗 나눠주기 행사에 돌입 하였습니다.
그런데 우짜노..그만 내 똑딱이 밧데리가 나가뿌는 겁니다.
숙소에 두고 온 여분의 밧데리 생각이 간절했지만 우짜겠습니꺼...이미 버스는 떠난것을...
강원일보에서 언급하였지만 서울에서부터 같은 버스를 탄 서울 연희동 이종길님댁의 식구(자그마치 17명)와 온천장에 오신 관광객 호응에 힘입어 온천장 입구의 씨앗 뿌리기 행사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다들 피곤하셨을 터 온천에 들러 휴식을 취하신 후 거세지기 시작한 강풍을 뚫고 숙소로 향하였습니다. 이제 머지 않아 숙소입니다. 차에서 내려 호텔 로비에 들어섭니다. 저는 어제 춥게 잤던지라 오늘밤은 기필코 보일러를 펑펑 틀고 일찍 잠을 자고 싶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조용하고 작고 정갈한 저만의 방이 그리웠습니다.
그런데 이기 먼일이고...
갑자기 캄캄해지는기 아입니꺼.
이 먼일이고...~~일없다 캤는데...
해마다 이맘땐 금강내기라 불리는 강풍이 불어 금강산호텔의 전기를 끊는 일이 생긴다는겁니다. 불 언제 들어와요? 하고 물었더니 걱정말고 방에 들어가 있으면 된다는겁니다.
그래서 방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점점 어둠이 짙어지고 방안의 냉기에 삭신이 쑤시더군요.
게다가 창문마저 깨버릴 듯 한 강풍은 아..일없는 아줌마 억수로 쫄게 하데요.
그래서 체면불구하고 제일 만만한(?) 다우리님과 조선낫님이 계시는 숙소로 쳐들어갔습니다. 맨발에 츄리닝 바람으로 ...오빠야~ 내 무서버 죽것다..했더니 다우리님 역시 맨발로 털퍼덕 앉은채로 머하노..들어 온나..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히히히.
경상도 남자라서 숙녀(?)에 대한 먼 예의라는기 없습니다. 물론 내도 부산에서 자그마치 이십년을 살아온 여자라서 머 그런거 신경 안씁니다. 셋다 맨발로 편하게 마주 앉아 두런거립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 그러다보니 하나둘 방으로 모입니다. 그리하여 다들 좋은 이야기의 꽃을 피웁니다. 밤이 깊고..또 술도 한순배씩 돌고 분위기는 더 좋아집니다.
인자 다들 정전 같은건 신경도 안씁니다. 어둠도 깊고 정감도 깊고...
금강산의 밤은 그렇게 깊어갑니다.
내일이면... 우리는 그렇게 어서 내일이 와서 북녘의 아침이 밝아지게 되기를 바랬습니다.
댓글목록
탁재훈님의 댓글

고생하셨고, 좋은 구경한것에 동참못해서 아쉽습니다.
차동주님의 댓글

고생하셨습니다.
다우리님의 댓글

그 금강내기가
행사에 참가한 우리 일행을 더욱 확고히 한 가족으로 만들어 주었지요 ^*^
동산(김정곤)님의 댓글

임시 발전기로 방하나에 한등씩은 켜주더군요.
다음날 아침 7시경 완전히 전기가 들어 왔습니다.
들국화님 홍일점으로 북측안내자로부터 인기 독차지 했었지요.
초이스님의 댓글

들국화님이 남자였지 언제 여자였었나요?
금강산에 밤이 깊어갈 때 여그는 날 샙디다.
히말라야님의 댓글

들국화님 올려주신사진과 글과사진 보면서 내내 고맙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
참여하신모든분들노고가 있었기에 산행을하면서 아주작고 견고함을 뽐내고있는이름모를야생화방긋웃고있을때면 잠시나마 피로를 잊은적도있었지요 다시 힘을내목적지가지..... 어떻게이렇게높은곳에도 으아해하며 궁금했었는데 여러분들의 숨은 노력이있었군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노고에 그듭감사드립니다 저도 참여할수있는지요 ??
으아리7님의 댓글

이미 문명에 너무나 익숙해진 것인지 정전이 되면 무척 초조하더군요.
그 예정할 수 없는 기다리는 시간의 지루함이....
그런데 그 시간 마저도 즐겁게 보냈군요.ㅎㅎ
한송님의 댓글
한송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런데...기다리는 아침은 아니오고, 무엇이 왔을꼬?
금강산의 밤은 깊어가는데...